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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요즘 브리즈번은 꽤나 춥다. 그래도 한동안 오던 비가 멎어 맑은 날씨만으로도 설레이는 날... 오랫만에 웰링턴 포인트를 찾았다. 30-40분 정도 걸려 닿은 바닷가... 지금은 로우 타이드라 바닷길이 열려 있다. 이 때가 아이가 좋아하는 게를 잡을 수 있는 때다. 브리즈번에서는 보기 힘든 한겨울 무장을 하고...바닷 바람을 맞으러 왔다. 나도 길이 났을 때 천천히 산책이라고 하고 싶지만...아들 녀석 게 잡는 데 조수 노릇을 해야 한다. 보통 때는 게가 참 많은데, 이상하게 이 날 따라 게는 별로 안 보이고..대신 소라게가 많았다. 이러고 나서는 집에 오기 전 다 고이 돌려 보내 준다. 게가 구멍을 잘 찾아 들어갈 수 있게 게 사이즈에 맞게 구멍을 찾아 주는 섬세함을 보여주는 아드님이다. 겨울이라 실내에..
차일드케어에서 3살부터 만나온 친구들... 보통 동네에서 만나오다 오랫만에 콧바람 쐬러 다녀왔다. 우리가 선택한 장소는 웰링턴 포인트이다. 비가 올까 걱정했는데, 날씨가 너무 쨍쨍하지도 않고 적다히 흐려서 오히려 놀기 좋았다. 튜브에 패들보드까지 준비해 오셔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물 밖을 나오지 않다가 점심을 먹으러 나왔을 때를 틈 타 징크 스틱을 발라 주었다. 아니 사실 아이들이 스스로의 얼굴을 캔버스 삼아 개성껏 칠했다. 어느 덧 물이 많이 빠졌다. 이번에는 저 건너편까지 걸어가본다. 싸 간 음식을 다 먹지 못한 바람에, 결국 저녁을 같이 해 먹고 아이들은 물놀이 한 판 더 했다. 어느 덧 4학년으로 올라가는 아이들. 언제 이리 컸는지... 아이들의 이쁜 웃음 앞으로도 갚이 오..
호주에서는 낚시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나나 남편은 기다리는 데 재주가 없어 낚시 타령을 하는 아들 녀석에게는 게잡이로 대신하곤 한다. 웰링턴 포인트 바닷길 열릴 때가 최고다. 이 두 남자가 똥 싸는 폼으로 나란히 앉아 뭘 하는 건지? 게들이 이렇게 나왔다가 약간의 인기척만 있어도 쏙 구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숨을 죽이고 없는 듯 기다리는 것이다. 게가 아무도 없다는 듯 구멍에서 멀리 나와있을 때 그 구멍을 막아버리면 당황한 게는 잡히게 마련이다. 한 쪽 집게발이 커서 행여 물릴까 무서운데, 아이는 이제 곧잘 잡는다. 가만히 기다리는 녀석...저렇게 가만히 있기가 아이에겐 참으로 드문 일이기에 신기할 따름이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 집에 돌아올 때면 게를 놓아주며 작별 인사를 한다. 이렇게 외출 나올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