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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미국

42번가 나들이

Energise-r 2015. 4. 29. 07:00

본격적인 뉴욕 여행의 날이 밝았다. 마침 일찍 잠이 설핏 깼다가 해가 떠오르는 모습 한 컷 찍고 다시 늦잠을 좀 즐겼다. 

우리의 행선지는 바로 그 유명한 42번가이다. 지하철을 타보기로 한다. 세 정거장인가 그랬는데 사실 나중에 알고 보니 걸어갈 만한 거리긴 했다. 물론 애가 없다면....여튼 처음 지하철 풍경은 가뜩이나 추워서 더 그런지 음울했고, 내 티켓은 입구를 통과할 때 애를 먹였다. 지나가는 뉴요커에게 도움을 청해 보았지만 "이거 왜 이러지?" 하고 어깨를 으쓱하고 만다. 


내려서도 좀 걸었다. 그렇게 우리가 당도한 곳은 바로 그 유명하다는 타임 스퀘어. 아침인데도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에 정신이 다 없었다. 그래도 우리가 뉴욕에 오긴 왔구나 하는 실감이 비로소 난다. 


몇 번을 고민해봤지만 아가를 두고서 뮤지컬을 볼 방도가 없어서 못 본 게 못내 아쉽긴 하다. 아마 또 한 번 뉴욕에 가라는가 보다. 여튼 여기는 재의가 좋아할 만한 장난감샵들도 여럿이라 기대가 되었다. 가장 가까이 위치한 토이자러스는 아직 오픈 전이라 먼저 근처의 디즈니 스토어 (Disney Store)를 찾았다. 아...우리에게는 친숙한 여러 캐릭터들이 보인다. 다행인지 재의는 아직 디즈니 캐릭터에 노출되어 있지 않은 터라, 이 곳에서 작은 경찰차 하나만 사고 나올 수 있었다. 그래도 마침 요즘 핫한 겨울왕국 (Frozen)은 잠깐 들여다 본다. 정말 딸내미가 있음 사고 싶은 이쁜 캐릭터 드레스가 많았다. 


지나가다 보니 M&M이 있어 잠깐 들어가 보았다. 이 또한 재의가 아직 초코렛 맛을 모르므로 사진 두 방 찍고 서둘러 나왔다. 어렵사리 자유의 여신상 포즈 만들고...


사실 재의에게 가장 재미있을 것이라 예상했던 곳은 바로 토이자러스 (Toys R Us)였다. 뭐, 일단 규모는 눈 돌아가게 크다. 정말 눈 돌아가게 하는 회전열차 같은 것이 있어서 탔는데, 사실 타고서 안에 있으면 그다지 재미는 없다. 재의가 금방 지루해하는 통에 혼났다. 


기차 보러 가자고 위안을 했는데...이번 여행 때 토이자러스 제주점과 빙햄튼점에서 이미 재의가 좋아하는 처깅턴 기차 컬렉션을 어느 정도 완성한 지라 새로운 게 전혀 없었다. 그리고 어느덧 낮잠 시간을 향해 시간이 가다보니 잠투정도 시작했다.


그래서 급히 토이자러스 매장에서 휴대용 유모차를 구입했다. 자그만치 40달러...호주에서는 무슨 이벤트가 있어서 5달러에 구입했는데 속이 쓰리다. 뭐, 그것보다는 핸들링이 좋고, 이번 여행 기간 동안 잘 쓰지 뭐, 했지만...사실 요 날 빼고는 유모차 덕을 거의 보지 못했다. 뉴욕 지하철은 그다지 유모차 프렌들리하지 않아서.....


그래도 고이 잠들어 준 아드님 덕분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의 호사를 누린다. 워낙 칼바람이라 추위를 피해 커피 매장은 어디나 가득이었다. 예전 에베레스트 오를 때의 추위가 다시금 떠오르더라...


원래 숙소로 돌아가 재의 낮잠 재우려고 했는데 이 추위 속에서도 꿋꿋이 재의는 거의 두 시간여를 잤다. 그래서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카메라샵인 B&H를 구경하러 갔다. 체인점이 아닌 단일 샵으로는 미국 최대 규모라고 한다.

주소: 420 9th Ave, New York, NY 10001 

오전 일정이 재의를 위한 것이었다면 오후 일정은 포토그래퍼 남편을 위한 일정인 셈이다. 엄청난 규모에 신나하는 남편....마침 갖고 싶어하던 모델을 딱 하나 남은 세컨핸드로 살 수 있었다. 카메라, 렌즈, 프린터, 카메라 가방,온갖 악세서리...참으로 카메라 시장이 크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카메라 뿐 아니라 일반 전자제품도 있었고, 엔틱 카메라들도 구경할 수 있어 사진에는 문외한인 나도 심심치 않았다. 참, 이 사진 찍고 나니 옆에서 제지했다. 촬영 금지라고...참, 그리고 재미있는 건 유대인 직원분들이 상당수였다. 무척 해박해 보였는데, 유대인 분들이 특히 사진 산업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건지 궁금했다. 나중에 돌아와 찾아보니 창립자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히스패닉 인종과 여성 고용 차별이라는 이유로 세 번의 소송이 있었다니, 가서 느껴지던 직원의 다양성 부족이 다 이유가 있었던 거구나 싶었다. 

여튼 이렇게 첫 날 일정을 잘 마무리했다. 우린 아가 때문에 저녁 일정이 전무하다보니 다른 여행자들보다는 시간이 무척 짧은 셈이다. 다음 날은 기대 만빵 뮤지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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