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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이 노후에 가장 살고 싶어하는 마을, 라이 본문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영국

영국인들이 노후에 가장 살고 싶어하는 마을, 라이

JosephKimImage 2010. 7. 26. 08:17
영국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는 어디일까요?
공식적인 설문조사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이 브라이튼(Brighton)을 꼽는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바다와 해안.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친절한 사람들.
하지만 젊은이들에겐 부족한 일자리로 인해 일을 구하기 어려운 도시로도 인식되는 것 같습니다.
여튼, 브라이튼 근처에서는 로팅딘(2010/02/22 -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영국] - 로팅딘(Rottingdean))은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선호하는 마을로 알려져 있죠.

그렇담 영국 전체에서 노후에 가장 살고 싶어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그 답은 이스트 서섹스(East Sussex)에 있는 라이(Rye)란 조그만 마을이랍니다.

일반적으로 런던에서 가시는 분들은 라이헤이스팅스(2010/04/04 - [여행을 삶처럼, 삶을 여행처럼/영국] - 헤이스팅스(Hastings))를 묶어서 많이 가시는 것 같네요.
생각해보니 두 마을이 꽤 다른 분위기라 괜찮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런던에서든 브라이튼에서든 라이로 가기 위해선 기차를 이용하는게 가장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사실, 런던에서 라이로 가는 다른 대중교통 수단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분명한 건 브라이튼에서는 기차를 이용하는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군요.



여느 조그만 마을과 같이 라이도 아주 조그만 기차역이 있습니다.
그 느낌이 시골에 있는 간이역 같은데, 간이역치고는 왕래하는 관광객이 많아보입니다.
지금이 한참 여행시즌이라 그런 듯 하네요.



역 근처뿐만 아니라 거리에도 많은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라이에는 특별히 이름 난 관광 명소가 없는데, 그걸 감안하면 신기할 따름입니다.
별거 없는 마을에 이렇게 많은 관광객이 오는 이유가 뭔지 궁금했네요.



그나마 관광명소라 할 수 있는 곳은 성 앤소니 교회 정도 될 것 같네요.
여기 옥상(?) 전망대로 가기 위해선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학생할인을 받으면 1파운드이고 그렇지 않으면 2.5파운드입니다.


실내 장식을 보면 딱히 인상적이라 할 만한 건 없습니다.
느낌이 소박한 교회였던 것 같네요.


아주 좁은 통로와 계단, 그리고 종을 울리는 장치를 지나 위로 올라가면 옥상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좁은 통로란 게, 정말 좁더군요. 아무리 제가 체격이 작은 편이 아니라 하지만 가방을 메고 가다 돌아서려는 순간 통로에 끼여(?) 이도저도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거든요^^;
본인 체격이 좀 있으시다 생각되시는 분들 중 여길 올라가시겠다 생각하고 계시다면 반드시 옷을 얇게 입으시길 권장합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 겨우 옥상에 이르러 문을 열면 눈 앞에 시원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교회 건물 자체는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대가 높아서 그런지 마을 전경을 다 볼 수 있네요.





멀리 하천도 보이고 하얀 풍차도 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엔 기차역도 보이네요. 정말 작아보이지 않나요?
1파운드 내고 좁은 길을 고생해서 올라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만약 이런 전망이 없었다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네요.




하지만 라이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바로 거리의 모습입니다.
여기저기 집집마다 예쁜 꽃으로 장식되어져 있고, 심지어 그냥 다니는 길도 예쁜 꽃들이 가득 피어 눈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카페나 레스토랑도 어찌나 멋드러지게 꾸며놨는지, 딱히 관광명소가 필요없을 듯 했네요. 아니, 이 거리자체가 관광명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머메이드 거리(Mermaid Street)는 예쁘기로 유명하니까 반드시 가보는 게 좋겠죠?

참! 혹시 라이를 가시는 분들은 절대(!) 캐리어를 들고 가시지 않는게 좋습니다. 보통은 도로가 다 포장되어있긴 하지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죄다 바닥이 울퉁불퉁하답니다. 그래서 그냥 걸어다녀도 발 지압하는 것처럼 힘든데 캐리어까지 있으시면 쓰러지실 거에요... ^^;


마을 외곽으로 가면 잘 만들어진 놀이터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엔 물 빠진 수로도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배들이 맨땅에 정박해있었네요. 만약 물이 차 있었다면 더 예뻤을 것 같았습니다.

아, 여기서 재미있는 알림판을 볼 수 있었습니다. 새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것이었는데, 인상적인 문구는 사람들이 먹이를 주는 것이 새들을 의존적이고 공격적으로 만든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브라이튼에 있는 갈매기들이 그토록 사나운 게 아닌가 싶네요.

브라이튼에도 저런 게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그것도 많이!


마을을 돌며 카페에서 차 한잔하고 갤러리 둘러보고 그러니 얼추 2시간 정도 걸렸군요.
지금 생각해보니 3시간 정도면 넉넉하게 다 볼 수 있을만큼 조그만 마을이었네요.
하지만 시간을 들여 한번쯤 가볼 만한 곳 같았습니다.
특히 날씨가 좋은 때라면 산책하는 기분으로 둘러볼 수 있는, 그런 부담없는 곳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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