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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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산다는 것

브리즈번에서 집 구하기

JosephKimImage 2011. 7. 15. 08:30

 

저는 여행을 갈 때도 숙소를 웬만하면 다 예약하고 가는 스타일입니다. ^^;
전에 영국에 갈 때는 기숙사에 들어가는 거라 이미 살 곳 걱정을 덜었었는데....이번에 호주에 올 때는 오자마자 살 곳을 구해야 되서 맘이 급하더군요. 이 곳은 물가가 살인적이라 숙소며 밖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게 만만치가 않으니까요.

 

1. Share 구하기 (Co-tenant로 산다는 것)

 

첫 거주지는 생활 정보가 활발하게 오고 가는 sunbrisbane (http://sunbrisbane.com)에서 share 로 살 방을 구했습니다. share는  다른 사람이 집을 Rent하고 보통 방 하나를 빌어서 거실, 부엌 등의 공간을 같이 쓰는 것을 말합니다. 원래 계약서 상에는 co-tenant도 일일이 기재하고, 총 거주 가능한 사람 수도 정해져 있지만, 와서 보니까 주거비가 비싸다 보니 거실이나 차고까지도 방으로 만들어서 세를 놓는 경우가 종종 있더라구요.

저희는 영국에서 flatmate들과 재미있게 지냈던 추억이 컸던 지라 여기서도 그런 생활을 기대했는데, 같이 지내는 사람들과 서로 잘 맞는다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뼈저리게 느꼈달까요? 그래도 share는 초기에 정착 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오래 계시지 않는 분들은 그게 더 편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집을 구할 때, 뭐든 입맛에 딱 맞기가 쉽지 않지만, 교통이나 근처 대형마트 유무, 가격 (뭐뭐가 포함이고, 뭐뭐를 같이 쓰게 되는 건지), 방 크기, 독립성, 같이 지내게 될 분들,  나무집인지 벽돌집인지 (나무로 된 town house 여름에는 정말이지 힘들더라구요) 등등 포기할 수 없는 우선순위를 정해서 고르시기 바랍니다. 물론 문제는 사전에 잘 파악이 안 되는 부분들도 꽤 있지만요...

 

2. 시행착오.... Rent 찾기

 

각설하구... 결국, 저희 부부는 두 달 만에 저희만의 보금자리를 찾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저희의 우선 순위는, 현재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 근처일 것과 저렴할 것, 차가 없으니 근처 장보기 편리할 것...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위주로 렌트할 집을 물색했습니다.
가장 보편적으로 많이들 보시는 http://realstate.com.au/라는 사이트에서 지역이랑 가격대 넣어 검색하는 방법으로요.

참, 정작 제가 현재 찜해 살고 있는 집은 저희 학교 (University of Queensland)에서 제공하는 주거 정보 사이트인 http://accommodation.uq.edu.au/offcampus/accommodation/index.html를 통해서였네요.

 

realestate에서 만만한 집들을 골라, 보러 가고 싶다고 e-mail을 쓰거나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으시면 됩니다.
저희가 보았던 다섯 집 중 세 집은 보고 싶다는 사람들 모은 뒤 나중에 집을 볼 수 있는 날을 잡아 연락을 주더군요.
나중에 보고자 하는 집에 가면 부동산에서 나오신 분을 만나실 수 있는데, 거기서 이것저것 확인할 사항 확인하고 그러시면 되는데요, 웹사이트에 올라온 사진빨에 속지 마시고 집을 꼭 꼼꼼히 보셔야 한답니다.
저희가 갔던 한 집은 사진과 달리 어찌나 처참하던지, 마치 저희 부부가 극빈자가 된 것처럼 우울해지고 신세가 처량해 지더군요...--;

 

3. 계약 성사부터 입주 날까지

 

마음에 드는 집이 생기시면 행동력을 발휘하셔야 합니다. application form을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데, 저희 경우엔 집에 돌아와 이런저런 고민하는 사이 이미 계약 단계로 넘어갔다고 해서 포기한 집도 하나 있었죠.
그 뒤로 늘 필요한 서류를 다 가지고 다니며 마음에 드는 집이 있으면 바로 제출했답니다.
아, 조심하실 것은 여기저기 넣으셨다가 만약 여러 군데에서 다 뽑히신다면 경사가 아니라... 다 페이를 하셔야 하는 법적 책임이 따른다고 하더군요. 하나 안 되면 다른 하나로...이렇게 움직이셔야 합니다.

 

저희는 신청서 낸 그 날 저녁에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이 렌트비를 감당할 수 있겠냐고 친절하게도 저희 소득 대비 들어갈 생활비 다 계산해서 우려의 메일을 주셨더라구요. 그래서 주저리주저리 설명을 달아 답메일을 보냈답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 장학금 받는다는 letter랑 교수님이 보증인이 되어 주신 게 유효하지 않았나 싶네요.
요는 결국 돈 문제 생기지 않을 확실한 tenant를 원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소득이든, 자산이든 경제력을 보여 주셔야 한답니다.

 

일단, 구두로 서로 yes를 했다고 하더라도 deposit 비용을 선불해야만 합니다. 보통 bond라고 해서 보통 2주-4주치 렌트비를 선납하기도 하는데요. 이 비용은 나중에 나갈 때 돌려주는 비용이랍니다.(나중에 집에 문제가 생기면 그 비용을 차감하기도 합니다) 
선불하지 않으면 집주인은 다른 신청자들에게 집을 보여주어야 하고, 만약 다른 신청인이 경쟁력이 더 강하면 결국 거기서 밀리는 거거든요.
저는 bond를 온라인으로 송금을 했는데요. 집주인이 송금에 대한 receit을 받아야 하니 그걸 메일로 보내라기에,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답니다.
나중에 보니, 여기 호주 시스템은 송금해도 바로 확인이 안 되고 이틀인가가 걸린다고 하네요. 송금한 사람은 송금했다는 receit, 즉 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 분초를 다투며 급히 송금하고 확인서 출력한 뒤 스캔해서 보냈답니다. 참, 보내실 때, Leases or General Tenancy Agreements (계약서)도 서명해서 보내야 합니다. 저는 학교에 있는  housing advisor 만나서 문제가 될 만한 조항이 없는지 검토하고 나서 보냈답니다.

 

그런데, 렌트를 한 번에 성사했다는 기쁨도 잠시... 가구 구하는 문제가 또 남더라구요.
full furnished 된 집을 들어가시면 가구를 사는 비용이 안 들어서 당장 좋기는 한데 그러면 선택의 폭이 작아지기도 하고, 장기로 있을 거면 그냥 중고 가구를 사는 게 경제적으로 더 이익인 것 같더라구요.

마찬가지로 sunbrisbane 사이트 보시면 렌트 정리하시는 분들 통째로 가구 넘기시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요...그렇게 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한 편이라 솔깃했는데...사실 질을 보장할 수가 없는 게 사실입니다. 특히 집주인이 쓰던 게 아니라 렌트 돌리던 제품들은 아무래도 여러 사람 손을 거쳐간 지라 더 그렇다고 하네요. 제가 아는 어떤 분은 결국 얼마 못 가 다시 다 사셔야 했다고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저희는 중고가구점(패딩턴에 있는 한인 가구점)에서 당장 필요한 침대, 책상, 식탁 이렇게 구입했는데요...배달까지 같이 해 주시고 (개인한테 중고 가구 구입하실 경우 차가 없으시면 차 빌리는 것도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또 이것저것 잡화들 끼워주시기도 하고 그래서 오히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4. 드디어 우리집! -  초기 상태를 꼼꼼히 기록으로 남기기

 

긴장은 입주하는 날까지도 이어집니다. 입주하시는 날 Entry Condition Report를 작성하게 되는데요. 정말 꼼꼼히...카펫 얼룩은 없는지, 벽에 얼룩은 없는지 (전 먼지까지도 다 기록했어요) 등등 꼼꼼히 기록하고 사진으로도 남겨 놓으셔야, 나중에 렌트 뺄 때 분쟁이 없습니다. 나중에 나가실 때, 아주 사소한 damage에 대해서도 다 변상하고 가야 하거든요.
저희 집의 경우엔 전에 사시던 분이 그닥 깔끔하지 않았던지, 묵은 때가 많아 이사한 날 벽이랑 타일 청소 다시 하면서 완전히 뻗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부부 둘이서만 지내게 되어서.....비로소 집이 정말 휴식의 공간이 된 것 같아 참 감사하답니다. share든 rent든 보금자리 찾으시는 분들...마음에 드는 좋은 집 잘 구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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