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Family Story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본문
이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난 적잖이 놀랐다.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이렇게 컸던가?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클 수 밖에 없는 사회 분위기도 있었겠지만, 아마 하버드대 인기 강의라는 홍보문구도 영향을 미쳤지 싶다. 여튼 외국에 있는지라 우리말 책 구하기가 어려운데, 마침 중고로 내놓은 분이 있어 냅다 집어온 책이다.
나의 연구 주제 키워드 중 하나가 '인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 입학할 때 구두 시험이 존 롤스의 정의론에 대한 것이었음이 아직도 기억난다. 과연 저자는 정의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기대감을 갖고 책장을 넘겼다.
이 책에서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설명한다. 공리주의자들의 행복 극대화, 인권 존중,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미덕과 좋은 삶이 그 세 가지다. 이렇게 분류 방식으로 봤을 때 나는 인권의 렌즈로 사회 현상을 본다. 그렇지만 마이클 샌델이 제시하는 여러 딜레마에 답하다 보면 내 자신 안에서 일관적이지 않은 판단을 맞닥뜨리게 된다. 이 당황스러움이 아마 저자가 독자에게 선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세 가지 관점이 결국 사회현상에 대한 개인들의 의견을 빚어내지만, 이 또한 일관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복잡다단한 것임을 질문 공세를 통해 보여주는 것이다.
대리모 출산, 스포츠 선수들의 고액연봉, 기여입학제나 소수집단 우대 입학제 등등 그가 제시하는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정의의 문제가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그는 정의를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동기냐 결과냐, 작은 정부냐 큰 정부냐....사회정책들에 대해 하나하나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일독할 만한 책이라고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