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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엄마를 부탁해> 본문

볼 꺼리, 읽을 꺼리

소설 <엄마를 부탁해>

Energise-r 2014. 6. 26. 12:30

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뒤늦게 이 책을 읽었다. 사실 외국에서 살다보니 운이 좋아야 중고로 한국책이 어쩌다 나올 때나 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미 2008년에 나온 책으로 영화로도, 연극으로도 나온 모양이다. 사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큼 많은 공감대 형성이 용이한 주제이기도 한다. 그래서 상투적이지 않을까 싶어 기대가 별로 없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이름 있는 작가의 손에서 엄마라는 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가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엄마의 실종이라는 빅 사건.... 엄마를 잃고 나서야 그 존재감을 사무치게 느끼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가족들의 기억을 통해 재구성되는 바로 그 엄마의 이야기다. 

옛날 여느 엄마들과 다르지 않게....여리고 순하지만 자식들과 관련해서라면 억척스러워지는 엄마. 하지만 자식 입장에서 너무나 당연시해왔던 희생과 사랑이다. 엄마도 여자이자, 인간인데...

나는 외국에 있다는 핑계로, 학생이라는 핑계로 이래저래 엄마한테는 죄송스럽기만 한 큰 딸이다. 어릴 때는 고집이 세서 내 뜻대로만 살아왔기에 엄마를 많이 서운하게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엄마 기대대로 살지 않은 건 지금도 잘했다 싶지만, 방법에 있어서는 좀 더 현명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어느 새 엄마가 되면서...내가 재의에게 주는 사랑, 내가 주고 싶어 주는 건데 행여 희생이라는 말로 포장해 나중에 재의 원망하거나 부담스럽게 하지 말자 다짐하지만...가끔 이 녀석이 훌쩍 커서 여자친구한테 푹 빠져 있으면 괘씸할 것 같다는 상상이 벌써 드니 참...

이래저래 '엄마'라는 말은 참 많은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이 소설이 여운을 남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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