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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가끔, 아니 거의 매주 가디언지에서 발표하는 이 주의 사진을 즐겨 찾아보는데, 지난 주 사진이 흥미로워서 소개를 할까 합니다. 현재 예멘에 거주하는 무슬림 여성으로 그녀의 딸과 함께 촬영을 했는데 그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무슬림 여성하면 연상되는 게 온몸을 검은 천으로 싸고 눈만을 드러내고 다니는 모습인데, 이에 대해 솔직히 부정적인 시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무슬림 여성들이 부당하게 억압받고 남성들의 소유물처럼 인식된다고 비난하기도 하는데 특히 무슬림 여성들이 쓰는 희잡을 착용하는 것이 '강요당한다'란 표현으로 부당함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 희잡 착용에 대해서 자발적이며 결코 강요당하는 게 아니며 자신의 문화의 일부일 뿐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사진 시리즈를..
빛이 가득한 방은 하얀 도화지와 같습니다. 선명한 빛과 그렇지 않은 빛. 그 빛의 세기에 따라 드리워지는 그림자도 달라지죠. 마치 붓으로 그린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색종이를 오려 붙인 듯도 합니다. 원래 전 명암이 분명한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쩐지 구분 짓는 듯한 느낌이 절 불쾌하게 하거든요.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 뭔가 둘로 나누는 듯한 ‘그 것’이 절 불편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저렇게 명암이 뚜렷한 걸 피하게 되죠.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최근의 제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명암이 상당히 뚜렷한 이미지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제가 싫어하는 느낌일 텐데, 그렇게 작업한 이미지가 많다니... 이제와 생각해보니 ‘싫다’란 감정이 인간의 감정 중 분노..
브리즈번에 있는 퀸즈랜드 컬쳐럴 센터Queensland Cultural Centre에 가면 볼 수 있는 게 있습니다. 하늘에 그려진 건물 모형. 멀리서 보면 공중에 건물 하나가 세워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죠. 위 사진은 그 중 일부분을 저녁 무렵에 찍은 것입니다. 전체를 볼 때는 신기하게도 건물 모양을 하고 있지만 저렇게 일부분을 보면 그저 선들의 조합으로 밖에 보이질 않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에 새 두 마리가 앉아 버리니 그나마 남아있던 입체감도 사라지네요. 이 순간 저 장면은 새로운 작품으로서 태어나는 것 같습니다. 저 화면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2차원 공간으로 옮겨진 거죠. 마치 빈 종이에다 선을 그어 놓고 두 마리 새를 점으로 찍어 놓은 듯한 이미지. 현실 공간에 그려진 가상 공간에서 다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