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한여름의 크리스마스 (9)
J Family Story
호주살이 몇 년이 지났건만, 올해도 낯선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다. 아이들을 위한 날이니만큼 이런저런 기분 낼 꺼리를 찾다가....집 근처에서 아이들을 위한 이벤트를 발견했다. 장소는 Sunnybank Community and Sports Club이었다. 평생 회원 가입이 5달러.... 내가 가입하고 게스트로 6가족이 우루루 입장했다. 아이들의 눈길을 먼저 끈 곳은 애니멀 팜이다. 풍선 만들기, 페이스 페인팅 다 무료였는데.... 꽤나 정성껏 이쁘게 만들어 주셨다. 뭐니뭐니해도 하이라이트는 댄스 파티이다. 다들 흥부자들이다. 우리 엄마들도 슬슬 가세해서 신나게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빠들도 좋은 시간을 보내셨다고...믿는다. ^^ 이렇게 우리는 한여름의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낸다.
이제 정말 1년이 끝나나 보다. 방학을 한 주 남겨 놓고 재의 학교에서는 바베큐 및 캐롤 행사가 저녁에 있었다. 캐롤 시작 전 뛰어 노느라 땀을 흠뻑 흘리고 시작한다. 드디어 프렙 반 캐롤 순서... 정작 가사를 기억하기 어려워 노래는 부르기 어려워하는 꼬마 친구들이었지만, 표정만은 밝다. 재의가 학교 친구들을 새로이 만나면서 덩달아 내 친구도 늘었다. 마지막에 산타랑 사진도 찍고 소원도 빌었다. 아직도 호주에서 맞는 한여름의 크리스마스는 낯설지만....나름 이제 크리스마스가 성큼 온 기분이다.
유치원에 아이들이 몇 주 전부터 받고 싶은 선물을 써 두었다. 재의는 빨간 트랜스포머 로봇이다. 워낙 받고 싶은 걸 분명히 하는 녀석이라,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유치원에 산타가 오는 날이면 항상 퍼펫쇼를 한다. 이 아저씨를 그래서 3년 연속 보고 있다. 난 이제 다 알아서 새롭지 않은데, 그래도 재의는 새로운지 리액션을 보여준다. 앞에 나와서 쇼에 참여할 사람, 하니 어김 없이 손을 들어보지만 이번에도 다른 친구들이 불려 나간다. 인형극이 끝나고 나면 산타가 등장한다. 재의는 나이가 가장 많은 반이라 앞에 두 반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게 한 45분.... 놀이터에서 다시 땀을 흘리며 놀기 시작한다. 갑자기 이웃인 아이비가 오더니 재의를 와락 끌어 안는다. 참으로 적극적인 친구로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