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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어느 한적한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조그만 추모비. 추모비라곤 해도, 사실은 그냥 일반 전봇대에다 사진을 붙여놓고 저렇게 장식이 된 게 다였습니다. 하지만 느낌이 추모비 같더라구요. 음... 저 사진의 주인공이 최근에 머나먼 길을 떠난 듯 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한적한 도로 옆 전봇대에다했을까요? 뭔가 사연이 있어 보이지만 알 길이 없었네요. 전봇대 주변엔 친구들과 찍은 사진, 묵주, 꽃다발 몇개, 그리고 맥주캔 몇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맥주캔을 보는 순간 마음이 울컥 하더군요. 어쩐지 친한 친구들이 떠나간 친구를 그리워 하며 뒀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그럴듯한 추모비가 아닌 길가 전봇대에다 친구사진을 두는 그들 마음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구요. 얼마나 가슴 아팠을..
영화나 책을 보면, 오랜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영웅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서점에 가보면 수많은 영웅담을 볼 수 있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죠. 왜 그럴까요? 그들이 가진 힘, 기술, 혹은 카리스마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뭔가 다른 게 더 있을 듯 합니다. 위 사진은 스코틀랜드인의 영웅, 윌리엄 월래스 동상을 찍은 것입니다. 그 옛날 사람들은 그를 영웅으로 받들었죠. 그의 전투기술이나 지략, 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은 말할 것도 없이 훌륭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무언가가 사람들을 붙들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영화 브레이브 하트 속, 그의 모습 중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전투에 앞서 사람들을 독려하는 그의 모습이었는데, 그 모습은 사람들을 흥분시키..
코만도스 메모리얼을 지나 저희가 간 곳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포트 윌리엄(Fort William)과 글렌코(Glen Coe), 그리고 월래스 기념탑(National Wallace Monument)을 들렸습니다. 포트 윌리엄은 점심식사를 위해 들렸다가 대충 둘러봤습니다. 인버네스보단 작아 보였는데, 나중에 조사를 해보니 하이랜드에선 가장 큰 마을이라고 합니다. 아마 저희가 대충 둘러봐서 그렇게 느꼈나봐요. 사실, 가본 데라곤 마을 안에 있는 공원과 쇼핑거리 뿐이었으니 둘러봤다고 말도 못하겠군요. 그나마 인상적인 거라면 여기엔 정말 큰 대형할인마트들이 있다는 거. 제법 싼 가격에 점심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도 잠시. 저희는 다시 버스에 올라야 했죠. 보아하니 다른 사람들도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