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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건물은 오랜 시간 지나면 그 건물의 특성이 외관에 드러난다고 합니다. 재질의 특성, 위치의 특성, 용도의 특성. 사진에 보이는 저 성은 어느 지위 높은 사람의 거주지이자 요새였겠죠. 그래서 그런지 고풍스럽지만 한편으론 심술궂어 보입니다. 다소 어둡기도 하고 외로워보이기도 하네요. 사람도 역시 세월이 지나면 그 사람의 특성이 온몸에 표현이 된다고 하죠. 특히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은 널리 알려진 말이기도 합니다. 보기만 해도 편안한 느낌이 드는 사람. 믿음직해 보여 든든한 사람. 어쩐지 무서워 보이는 사람. 짜증스러워 보이는 사람. 등등. 아무리 깨끗이 씻고, 이태리 타월로 벅벅 문지른다 해도 얼굴에 묻은 세월의 흔적은 지울 수 없다고 합니다. 사진 속의 저 성처럼. 누군가는 ..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역시 영국과 마찬가지로 날씨가 아주 변화무상합니다. 아침에 숙소를 나올 때만 해도 햇살이 비쳐서 아주 상쾌했는데, 불과 1시간도 안되서 구름이 잔뜩 몰려와 금방이라도 쏟아내릴 기색이었습니다. 산이 많은 하이랜드 지형 특성으로 인해 저희를 스쳐지나가는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도 산이 많잖아요. 예전에 지방 출장을 다닐 때가 생각나더군요. 여튼, 멀리 보이는 산들은 모두 흐린 구름에 덮여 그 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한층 더 신비로워 보였네요. 가끔은 저 멀리 구름 사이로 햇살이 살짝 얼굴을 드러내려 하기도 했죠. 하지만 아직은 구름에게 밀렸었나 봅니다. 나올 듯 말 듯 한참을 씨름하다 이내 구름에 가려져 버렸거든요. 어느 순간 상당히 신기한 풍경이 나오..
꿈을 꾸었습니다. 무언가를 찾아 열심히 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무얼 찾고 있었는지 잊어버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내 다른 그 무언가를 찾아 다시 나아가지만, 이 역시 오래가지 못하고 '아,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 당황해 했죠. 마치 술에 취한 듯 어지러움이 온몸을 뒤흔드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단 한가지 확신할 수 있었던 건 제가 꿈을 꾸고 있단 사실이었죠. 그런데 꿈을 꾸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전 여전히 제가 찾고 있던 그 무언가를 떠올리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참 웃기죠. 꿈인 걸 알면서도 여전히 쫓고 있던 그 무언가를 찾으려하다니. 이른 아침, 꿈에서 깨어 생각해봤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꿈을 꾸었을까? 한참을 생각하다 결국 나름의 결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