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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해운대를 가면 꼭 한번 가본다는 동백섬 산책로입니다. 해가 져도 촘촘히 세워진 가로등 덕분에 대낮같이 밝네요. 길을 걷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마치 영화 속 세트장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도 들었습니다. 뭐, 생각해보면 인생이라는 연극의 무대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낯선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좋네요. 이런 멋진 곳이 있다는 게. 그리고 여길 걸어 볼 수 있다는 게. 어쩐지 이런 낯설음이 싫지 않네요…
에베레스트를 다녀온 지 이제 이틀째 되는 날이네요. 칼라파타르와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돌고 내려오는 덴 10일 걸렸는데, 돌아오는 편 비행기가 날씨 때문에 뜨질 않아 거의 일주일을 루끌라에 발이 묶여 있었네요. 결국 버스가 있는 ‘지리’까지 걸어가다 ‘데우랄리’란 마을에서 버스 타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에베레스트 이야기는 지금까지와 달리 소감과 카트만두로 가는 버스 탈 때 유용한 정보를 먼저 말씀 드리게 되네요. 우선 전체적인 소감은 Not bad 라 할 수 있겠네요. 원래 계획했던 트레킹 자체는 대체로 만족스러웠죠, 포터 문제만 빼고는요. 애초에 기대했었던 포터와의 재미난 시간은 전혀 갖질 못했고 오히려 포터 눈치를 살피는 어이없는 상황에서 트레킹을 했던 게 참 아쉬웠던 점입니다. 루끌라에서 지리로 ..
일전에 여기 풍경을 포스팅 했었는데, 오늘은 예전에 썼던 시와 이미지가 어울리는 듯 해서 시와 함께 올립니다. 죽음에 대해 한참 고민에 빠졌을 때의 시인데, 그 내용이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소중한 감상으로 남기도 하네요. 제목 : 이별 기차를 탔다. 창가에 앉았다. 회색빛 하늘과 잿빛 건물이 지나갔다. 사람이 서있다. 기차를 탄다. 자리에 앉는다. 연푸른 빛무리가 지나간다. 찰랑거리는 숲도 지나간다. 흐르는 그림자도 지나간다. 사람이 서있다. 그냥 서있다. 기차가 간다. 사람은 여전히 서있다. 흐린 눈으로 서있다. 멀어져 가는 뒷모습 바라보며, 여전히 거기에 서있다. -네팔, 카트만두 인근의 화장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