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볼 꺼리, 읽을 꺼리 (35)
J Family Story
이제 곧 올 아이를 기다리는 초보 엄마인지라, 육아 관련 이런저럭 책을 찾아 읽게 되는데요...친한 언니가 권하며 선물해주신 책 입니다. EBS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모은 것인데요. 제가 예상했던 내용과 달리, 육아서적이라기보다는 인간 탐구에 대한 책이 더 적당한 설명 같습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을 통해서 남녀의 뇌 차이, 도덕성이나 자아 존중감의 발달을 재미있게 풀어내는 책이랍니다. 요즘 아이들 옷 보러 다니다보면 천편일률적으로 남아 용품은 파란색, 여아 용품은 핑크색인 것이 맘에 참 안 들고는 했는데요..이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타고나기를 다르게 타고나는 부분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제목이 이야기하듯이....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마치 부모 뜻대로 만들어 갈 수 있는 ..
브리즈번 city library에는 한국책들이 좀 있어 가끔 전공 서적이 아닌 말랑말랑한 책이 읽고 싶을 때면 찾는답니다. 이번 열흘 간의 크리스마스 휴가를 함께 할 책으로 골라 온 것은 구효서 작가의 이랍니다. 구효서 작가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사실 작품으로 접해본 적은 없었답니다. 이 책을 고른 것은 순전히 '디아스포라 (Diaspora)'라는 서평의 단어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곳곳에 흩어져 민족 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유대인들을 가리키는 말로, 고국이 아닌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저희 같은 사람들도 지칭할 수 있겠지요. 거기에 베를린 여행에서 느꼈던 코 끝 찡하던 추위가...한 여름의 호주에서 갑작스레 그리워서랄까요? 그렇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에 문외한..
브리즈번에서도 시티에 있는 도서관에 가면 한글 서적들이 좀 있습니다.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저는 주로 신뢰가 가는 작가들의 작품을 고르는데요...그렇게 해서 빌려 온 책은 조정래의 장편소설 랍니다. 요즘 선거를 앞두고 종북이니 빨갱이니 하는 이야기가 무척 많이 들리는데...(무슨 기준으로 붙이는 지도 모를 지경이다.) 해방 이후 좌우 이념 대립을 둘러싼 해 묵은 감정이 29년이 지나 들춰진다는 내용의 이야기이다. 사실 이념 대립이라는 말도 거창하다. 그저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던 이들의 분노는 이념 아닌 것으로도 설명 가능한 것이었고.... 분노의 잔인함은 그 분노 아래 무더기로 목숨을 잃은 자들의 대를 이은 분노를 불러왔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 그 자손들이 맞닥뜨리는 역사의 무게 또한 잔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