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볼 꺼리, 읽을 꺼리 (35)
J Family Story
1999년 출판 이래 스테디셀러인 현기영의 '지상에 숟가락 하나'를 읽었다. 제주도 출신인 작가의 유년 시절의 추억과 함께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그려낸 소설이다. 제주도가 고향인 내게는 각별한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였다. 4.3 사건과 6.25 같은 굵직굵직한 역사의 아픔과 가난의 생채기 속에서도 제주의 자연은 아이들을 키워낸다. 작가와 세대 차가 나지만 주인공이 노닐던 곳, 정겨운 사투리 또한 나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질투, 수치심, 이성에 대한 관심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법한 성장통 또한 공감하며 읽어나가게 된다. 아름답기만 한 유년시절은 아니지만, 누구에게나 그 시절은 크고 작은 추억들로 아로새겨 있을 것이다. 이 소설은 우리를 그 시절로 데려다준다. 이 책을 읽고 부쩍 고향..
이 책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난 적잖이 놀랐다. 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이렇게 컸던가? 정의에 대한 목마름이 클 수 밖에 없는 사회 분위기도 있었겠지만, 아마 하버드대 인기 강의라는 홍보문구도 영향을 미쳤지 싶다. 여튼 외국에 있는지라 우리말 책 구하기가 어려운데, 마침 중고로 내놓은 분이 있어 냅다 집어온 책이다. 나의 연구 주제 키워드 중 하나가 '인권'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대학원에 입학할 때 구두 시험이 존 롤스의 정의론에 대한 것이었음이 아직도 기억난다. 과연 저자는 정의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기대감을 갖고 책장을 넘겼다. 이 책에서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을 설명한다. 공리주의자들의 행복 극대화, 인권 존중, 아리스토텔레스가 강조한 미덕과 좋은 ..
우리 순둥이가 세상에 오고 나면, 문화생활 즐기기가 어렵겠지 싶어 급작스레 예매한 뮤지컬. 비가 쏟아지는 주말에,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QPAC (Queensland Performing Arts Centre)를 찾았다. 대부분 와인 한 잔씩 즐기고 계시는데, 난 임산부라, 죠셉은 운전해야 되서 패스! 우리가 본 공연이 3주간 하는 공연의 첫 공연. (3월 24일까지 공연하다고 하네요...)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리 자리는 가운데라....이미 자리 잡으신 할머니 할아버지 한 20여 분이 일어나셔야 하는 송구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내용은 주디 갈랜드 (Judy Garland)라는 여가수의 말년에 대한 내용이다. 예전의 영화를 뒤로 하고 이제는 약에 의존해 무대에 서는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