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볼 꺼리, 읽을 꺼리 (35)
J Family Story
뒤늦게 이 책을 읽었다. 사실 외국에서 살다보니 운이 좋아야 중고로 한국책이 어쩌다 나올 때나 구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미 2008년에 나온 책으로 영화로도, 연극으로도 나온 모양이다. 사실 엄마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큼 많은 공감대 형성이 용이한 주제이기도 한다. 그래서 상투적이지 않을까 싶어 기대가 별로 없기도 했다. 그렇지만 역시 이름 있는 작가의 손에서 엄마라는 이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가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엄마의 실종이라는 빅 사건.... 엄마를 잃고 나서야 그 존재감을 사무치게 느끼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가족들의 기억을 통해 재구성되는 바로 그 엄마의 이야기다. 옛날 여느 엄마들과 다르지 않게....여리고 순하지만 자식들과 관련해서라면 억척스러워지는 엄마. 하지만..
삼성의 사악함에 대해서는 이미 익숙한 터라...삼성전자 노동자들의 백혈병 및 각종 희귀병 진단에 대한 영화가 제작된다고 했을 때 제작에 난항을 겪으리란 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다. 결국 이 영화는 Crowd Funding 방식으로 모금을 해서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큰 돈은 아니지만 후원에 참여해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나온다. (벌 거 아닌데 직접 보니 좀 신기했다.) 영화를 제작하면서 제작두레는 참여한 시민들에게 계속 이메일로 정보를 업데이트해 주어서 제작 상황을 같이 응원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한국에 없는지라 영화관에서 만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우리 대신 시사회에 갔던 친구가 삼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 기뻤다. 영화 줄거리야 새로울 게 없었지만.....
한국책이 귀한 이 곳에서 중고로 득템한 책이다. 3권으로 이루어진 내용을 합본한 거라 두께가 제법 된다. 꽤 오랜 시간을 들여 읽었지만 철학을 다루는 책이라 지루해서가 아니라, 아기 보면서 짬을 내어 읽느라 그렇다. 고대 플라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20세기 마르크스, 플라톤에 이르기까지 연대기 순으로 다양한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일반 철학 입문서와 달리 독특한 점은 이 책을 소설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 14세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는 철학의 세계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철학사에서의 여성에 대해 질문하는 소녀는 다분히 북유럽이 배경인 게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이 주인공이 소설 속 허구의 인물이라는 설정은 실존론적인 물음과 직접 맞닿아 있다. 사실 소설이 한 축으로 삼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