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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비가 오는 날, 야외 의자에 앉아 있다 무심코 제 옆에 있는 의자를 봤습니다. 천장이 막혀있는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타고 들어온 빗물로 흠뻑 젖어 있더군요. 처음엔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들여다 보고 있었는데, 점점 제 시선이 머무는 곳의 영역이 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언가 흥미로운 걸 발견했던 거죠. 어느 순간 제 시각 영역에 변화가 사라졌을 즈음, 그 때의 이미지가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전체를 봤을 땐 그저 그런 느낌을 주던 게 저렇게 가까이 다가가니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태어났죠. 사람도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 흔히 보는 사람들, 혹은 동료들.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보면 평소 몰랐던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얼마나 멋진 사람들 사이에서 살고 ..
제주도에 처가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한라산 중턱조차 가본 적이 없단 걸 이 사진을 보면서 새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올해 초,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터라 이 때도 역시 한라산 한 번 올라가 보자는 결심은 물거품이 되었죠. 대신 차 타고 가다 급히 찍은 사진 한 장이 다군요. 사실, 사진에 보이는 녀석도 한라산이 아니라 한라산 근처에 있는 조그만 언덕, 그러니까 오름입니다. 에베레스트에 갔을 때, 거기서 만난 친구는 한라산도 그냥 언덕이라고 하던데, 저 시꺼먼 오름은 정말 아주 아주 낮은 언덕인 셈이죠. 전 저 사진을 찍으면서는 대충 이런 모습이라도 남겨야지 하며 찍었는데, 나중에 작업할 때 보니 너무나 후회가 되었고 반성도 했습니다. 충분히 멋진 사진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하늘이란 소재는 참 신기한 것 같습니다. 참 만만해 보이면서도 막상 뭔가 해보려 하면 결코 쉽지 않은 듯 합니다. 화창한 하늘, 구름 낀 하늘, 비가 쏟아지는 하늘, 그리고 하얗게 도배되어 버린 하늘. 대충 찍어도 잘 나오는 게 하늘이라면, 대충 찍어서는 결코 잘 나오지 않는 것 역시 하늘이네요. 뭐, 이렇게 얘기하고 보니 마치 말 장난처럼 보이는데 사실, 달리 뭐라 말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하늘을 자주 찍어보시는 분들은 이해하실 수 있으려나... 위 사진은 제주시의 서쪽 편에 있는 해안도로에 갔다가 찍은 하늘입니다. 찍을 당시 약간 어둡게 찍고 나중에 작업하면서 조금 밝게 만들었죠.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의 느낌과 함께 구름의 질감을 살리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잘 안되네요. 음... 요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