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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한 친구네가 야광봉(Glow Stick)을 가지고 하루 잘 놀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수퍼마켓에 가서 두 봉지를 사 왔다. 해골처럼 야광봉을 붙여 놓고 신나게 춤을 추는 모습을 찍었다. (용량 초과로 비디오는 업로드하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한 동안 땀을 빼며 춤을 추고 나서는 다른 놀이를 시작한다. 원 모양을 겹쳐 놓았다가 펼치면 바로 아우디~~~ (아들 녀석이 알고 있는 최고의 차다). 그리고 아빠에게 비밀 메세지를 작성했다. 가라지에서 운동 마치고 나온 남편이 보고는 깜짝 놀란다. 아들 녀석은 좋다고 까르르.... 이렇게 또하나 추억이 쌓여 간다. 집에만 있어서 갑갑한 시간들이지만, 이 추억들로 나중에 즐겁게 기억하겠지.
에너지 넘치는 아드님이 집에만 있으려니 좀이 쑤신다. 키즈 요가도 하고 마당에서 공놀이도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바로 엄마 아빠랑 하는 베개 싸움이다. 사실 10분만 해도 땀이 쏙 나는 강도 높은 운동(?)이다. 이 날은 남편이 희생양... 나랑 할 때보다는 더 인정사정 없는 남자들의 베개 싸움이다. 그래도 이렇게 아들이랑 한바탕 몸을 쓰고 놀아주고 나면 제대로 놀았다는 기분이 들긴 든다. 그렇지만 그 10분은 무척 더디 간다.
4일간의 이스터 연휴이다. 이렇게 집에서 보내기는 호주 와서 첨인 것 같다. 집콕인데 야속하게 날씨마저 너무 좋다. 그래서 뒷마당에 텐트를 쳤다. 낮에는 책도 보고 춤도 추고.... 초저녁엔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사순 기간인 40일 동안 금주했던 남편이 간만에 들이키는 맥주 한 병은 꿀맛이다. (3월 생일 때 선물 받은 맥주를 냉장고에 고이 모셔 두었던 강한 의지력의 싸나이!) 불피우고 준비하는 데에 한 시간 정도 걸리니 남편이 고생이다만 고기 맛이 확실히 더 좋긴 하다. 그리고 밤에는 마시멜로 구워먹기다. 캠핑 파이어 용으로 큰 마시멜로를 사 왔는데, 하나를 다 먹기가 영 부담스럽다. 그래서 그저 불이 붙으면 성화 봉송을 하며 놀았다. 나무가 숯이 되고 불길이 잦아 들어가는 걸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