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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오랜만에 시내 나갈 일이 있어 나갔다가 겸사겸사 시내 주변을 좀 둘러봤습니다. 브라이튼은 이제 완전 여름이더군요. 지난주말부터 날씨가 흐려지고 나서 어제까지도 계속 오락가락 했는데, 이 날은 아주 제대로 내리쬐더군요. 햇살이 어찌나 따갑던지 선크림이라도 발라야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어가면서 보니까 땅에 푸른 빛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곳엔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더군요. 사람들이 정말 햇볕에 굶주렸나 봅니다. 마침 시간이 점심 때라 그런지 다들 뭔가를 풀밭에 가져와 먹고 있더군요. 참 신기했습니다. 그늘도 아닌 땡볕 아래서 저렇게 뭘 먹으면서 쉬네요. 전 감히 겁이 나서 저렇게 하진 못하고 조그만 그늘을 찾아 거기서 간단히 점심을 먹었습니다. 비단 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어쩌다 보니 로팅딘을 또 갔네요. 이번엔 플랫 친구들과 같이 갔습니다. 날씨가... 비온 직후라 그런지 조금 쌀쌀하긴 했지만 좋았네요. 구름이 좀 끼긴 했지만 간간이 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 덕분에 춥단 생각은 별로 안했습니다. 여튼, 매번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니 심심하지 않네요. 언덕에 올라 탁 트인 풍경을 보게되니, 친구들도 무척 좋아하더군요. 여긴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 하겠네요. 아래 사진들은 언덕에 올라갔을 때 찍은 것 중 몇 장입니다. 흠... 좋아 보이네요^^ 역시, 영국에 와서 가장 인상적인 걸 꼽으라면 전 주저않고 구름을 말할 것 같습니다. 어찌나 역동적인지 매번 보는 거지만 새삼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네요.
요즘 브라이튼은 이런저런 축제니 행사니 뭔가 생동감이 넘치는 듯 합니다. 눈에 띄게 관광객들이 늘었고, 이런저런 구조물도 많이 생겼더군요. 갑자기 어디선가 신비로운 입김을 불어넣었는지 한순간에 변해버린 느낌이 드네요. 하지만 이른 아침의 바닷가는 역시 변함없이 쓸쓸한 느낌을 듬뿍 안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게 바다 본연의 모습인 듯도 합니다. 흠... 제가 기억하고 있는 그런 바다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네요. 그러나 제 기억에 없는 것들도 있더군요. 샛노란 쓰레기통이나 회전목마. 언제 생겼는진 모르겠지만 보고 있자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있어야 할 곳이 아닌데 떡 하니 자리잡고선 주인 행세 하는 듯. 보고 있는데 괜히 불편하더군요. 저것들이 왜 여기 있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