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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어느 여행지에서 벤치에 앉아 있다 맞은 편에 앉은 한 여자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더위에 지친 듯 차가운 벽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고 있었죠. 무척이나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람 하나 없었는데 어쩐지 바람이 불어 오는 듯도 했네요. 어떻게 보면 아이 같은 표정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장 아무런 걱정 없이 그냥 쉬고 있는 듯한 느낌. 그래, 쉴 땐 저렇게 쉬어야 해.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쉴 때조차 불안해 했는데, 그녀의 표정을 보는 순간 깨달을 수 있었네요. 쉴 때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쉬어야 한다는 걸. 생각해보니 지금까진 전, 쉴 때도 쉬는 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나무 그늘에 앉아 있었을 때도, 커피 자판기에서 뽑아온 커피를 들고 있을 때도, 친한 지인들과 술 한잔 할 때도 쉬는 게 아니..
매년 8월 마지막 주말, 런던의 노팅힐(Notting Hill)에서는 어마어마한 카니발을 볼 수 있습니다. 매년 1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는다는 이 카니발은 영국 뿐만이 아니라 유럽에서도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는 거리 축제죠. 이 행사는 캐리비안에서 온 이민자들에 의해 1964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영국에 넘어와 그들이 받아온 인종주의 차별과 그로 인해 빚어진 경제적인 어려움을 드러내고자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이 후 다양한 계층의 소수자들이 참가하였다고 하네요. 이 행사가 시작되었을 당시엔 경찰들과의 마찰이 아주 심해서 매년 많은 수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이 행사를 하였고 결국은 영국 정부의 보호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하고..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유람선을 타고 강을 돈 적이 있습니다. 유유히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위 사진에 보이는 동상을 발견하였죠. 분명 유명한 사람이니까 저렇게 동상을 만들었을 텐데 전 누군지 가늠조차 안되더군요. 거리가 멀어서 동상 밑 글귀 따윈 보일 리 만무했고 심지어 동상조차도 너무 조그맣게 보였죠. 사실, 전 저 동상이 누구인지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제가 눈 여겨 본 건 동상과 그 앞의 난간이었죠. 어쩐지 심심해 보이기도 하고 움직이지 못하니 갑갑할 듯도 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살며시 옆으로 기울여 이리저리 각도를 맞췄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미지가 위 이미지인데 어떤가요? 마치 말이 땅 위를 걸어가는 것 같지 않나요? 약간만 시선을 바꿔 보면 꼼짝도 못하는 말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니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