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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애들 학교에서는 테디 베어를 집에 하루씩 데리고 와서 함께 보낸 오후에 대해 일기를 써간다. 빨간 리본을 단 테디 베어가 드디어 우리 집에 왔다. 예전에 생일 때 만들었던 쿠키랑 제일 먼저 인사를 시켜준다. 온갖 인형들이 다 나왔다. 저녁 식사 후 산책도 테디 베어를 업고 간다. 아들 녀석이 거의 학기 말에 하다 보니 앞에 했던 친구들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학교에서 종업식 전 미사 때 예수의 탄생 이야기를 극으로 꾸민다고 한다. 전 학년이 참석하는 건데, 1학년 아이들은 소나 양 등으로 분해야 했다. 없는 솜씨에 그래서 소 마스크를 만들었다. 난 맘에 들었는데, 정작 아들 녀석은 당일날 소가 아니라 돼지 같다고 코를 떼어 버렸다. 마리아와 요셉으로 분한 형아랑 누나... 아래 쪼르르 앉아 있는 귀여운 동물들이 1학년이다. 극이 끝나고 얼룩소를 찍어 주었다. 친구들과도 장난스럽게 한 컷을 남겼다. 이렇게 또 1년이 갔다. 장하다 아들....
1년에 한 번 또 빼놓을 수 없는 행사가 바로 북 위크 코스튬 데이이다. Book Week 한 주 내내 여러 독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마지막 금요일에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로 꾸며서 퍼레이드를 한다. 올해의 아들 녀석 선택은 닌자 터틀이다. 몇 개의 소품을 사고 빌리고... 내 멀쩡한 갈색 옷을 누더기로 만들어가며 완성한 코스튬이다. 교복이 마침 녹색이라 편하게 갔다. 단짝 친구도 똑같이 닌자다. 전교생이 다 모여서 퍼레이드를 한다. 이 학교야 한 학년에 두 개 반 뿐이라, 홀에 전교생이 다 모이는 게 가능하다. 또 돌아올 내년을 궁리하며 다른 친구들도 유심히 본다. 여자 친구들이야 공주 드레스가 워낙 많고...남자 친구들은 더욱 열심히 봤는데 수퍼 히어로, 닌자, 해리포터, 월리도 꽤나 많았다. 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