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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Family Story
아래 이야기는 안나푸르나 산자락을 따라 트래킹을 하다 있었던 일입니다. 어느 마을 어귀에서 잠시 쉬고 있는데, 냇가 근처 숲에서 한 남자가 돌맹이를 던지며 뛰어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뭘까? 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그리고 잠시 뒤, 냇가 근처에서 어린 아이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별 생각 없이 뒤돌아 봤는데 거기엔 아까 봤던 그 남자와 그 옆에 조그만 아이가 막대기를 들고서 웃고 있더군요. 그 때까진 정말 아무 생각 없었습니다. 그들이 왜 웃는지, 거기서 뭘 하는지 짐작조차 않았습니다. 제 시선이 그들 옆, 냇가 바닥에 이르렀을 때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들었죠. 죽은 듯한 원숭이. 아니 거의 죽었을 겁니다. 머리와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었고 약하게나마 숨을 쉬는 듯 했습니다. 그들은 손..
카트만두 시내 곳곳에 있는 크고 작은 사원들을 보다 보면 가끔 사원 근처에 물이 나오는 곳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설을 천천히 둘러보면 알 수 있는 게 위생 상태가 참 별로란 거죠. 흘러나오는 물을 봐도 깨끗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런 물을 사용할 리는 없을 테고 그냥 미관상 저렇게 만들어 놓았나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 한 사원 근처에 갔다가 위 사진의 모습을 보았죠. 저 물을 받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중에 좀더 돌아다니다 보니 저런 곳에서 물을 받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정말 깨끗해 보이지 않는 물 같은데, 저걸 받아 가더군요. 저라면 단연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차라리 안 씻고 말지 할 텐데 여기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
네팔의 날씨도 영국의 날씨 못지 않게 변화무상한 듯 합니다. 금방 비가 오는 듯 하다가도 금새 햇볕이 쨍 하고 나타나고 그러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도 전 그런 날씨가 너무나 매력적이라 느꼈었는데, 여기 네팔에서도 그렇네요. 언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마치 재미 있는 시트콤을 보는 듯도 합니다. 위 사진은 오늘 아침 성당을 가다가 본 풍경입니다. 마치 하늘 위에 산이 솟아 있는 것 같죠. 보통은 구름 끼는 날엔 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데 오늘은 저 산 아래 부분만 구름으로 가려지고 윗부분은 파란 하늘과 함께 드러나 있었습니다. 네팔의 변덕스런 날씨 덕분에 볼 수 있는 풍경이죠.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곤 합니다. 어릴 때 그 모습이 무척 신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