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일상다반사 (42)
J Family Story
프랑스 파리에 갔다가 유람선을 타고 강을 돈 적이 있습니다. 유유히 강을 따라 내려가다가 위 사진에 보이는 동상을 발견하였죠. 분명 유명한 사람이니까 저렇게 동상을 만들었을 텐데 전 누군지 가늠조차 안되더군요. 거리가 멀어서 동상 밑 글귀 따윈 보일 리 만무했고 심지어 동상조차도 너무 조그맣게 보였죠. 사실, 전 저 동상이 누구인지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제가 눈 여겨 본 건 동상과 그 앞의 난간이었죠. 어쩐지 심심해 보이기도 하고 움직이지 못하니 갑갑할 듯도 했습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살며시 옆으로 기울여 이리저리 각도를 맞췄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이미지가 위 이미지인데 어떤가요? 마치 말이 땅 위를 걸어가는 것 같지 않나요? 약간만 시선을 바꿔 보면 꼼짝도 못하는 말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니 참 ..
위 이미지는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갔다가 찍은 사진을 그림처럼 표현을 한 것입니다. 원래 길이가 대략 3m 정도 되어 보이는 커다란 모형이었는데 이렇게 보니 장난감처럼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 모형을 보고 처음에 든 생각은 ‘답답함’이었습니다. 바람을 타고 시원하게 나아갈 듯한 배가 저렇게 병 속에 갇혀 있어서 일까요? 뭔가 안쓰러운 느낌과 함께 조금은 불쾌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왜 사람들은 저렇게 병 속에 배를 집어 넣었을까요? 그냥 재미로? 혹은 멋져 보여서 일까요? 아니면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원해서 일지도 모르겠네요. 가만히 보다 보니 사람만이 다른 무언가를 구속하려 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물이든 동물이든 심지어 사람이든 어디에다 넣어두고 싶어하는 것 같..
위 사진은 브뤼헤에서 보트를 타고 가다 찍은 겁니다. 다리 난간에 앉아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제 눈에 들어온 거죠. 어쩐지 슬퍼 보이기도 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하고 그랬었네요. 무슨 이유가 있을까, 무슨 사연일까, 하며 괜히 혼자 궁금해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자꾸 손목의 시계를 들여다보는 그녀의 모습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란 걸 알 수 있었네요. 결국, 배가 저기를 지나갈 즈음에 표정이 밝게 변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다리 건너 편에서 한 남자가 뛰어오는 걸 볼 수 있었죠. 참 신기했네요. 저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어쩐지 외로워 보이고 슬퍼 보이던 그녀가, 그 남자의 모습이 보이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이 확 밝아지네요. 그제서야 전 그녀가 외..